위험 국가 순례·봉사 ‘비상’, 성지순례인데 어때?… “앙∼돼요”

입력 2014-02-22 01:35


지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이집트 버스테러 사건은 시나이 반도 타바에서 일어났다. 이스라엘 국경과 근접한 이곳은 평소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제한 지역이었다. 이번 사고로 당분간 시나이 반도 일대의 성지순례 여행은 어렵게 됐다.

국내 여행업계가 추정하는 성지순례 방문객은 한 해 5만명. 해외로 나가는 단기 선교여행이나 단기 봉사팀도 1년에 10만명이 넘는다. 비교적 안전했던 성지순례 코스에서 테러 사건이 터지면서 단기 선교여행이나 봉사활동을 계획한 교회나 단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외교통상부와 한국위기관리재단이 권고하는 안전여행 수칙을 정리한다.

위기 정보 확인은 필수

지난 18일 한국위기관리재단(kcms.or.kr)이 발표한 ‘최신 위기정보’(표 참조)에 따르면 여행에 유의해야 할 국가는 모두 14개 지역이었다. 인도는 여성 관광객 성폭행을 주의하라는 내용이 실렸고, 파키스탄은 북부 대도시(라호르, 카라치)의 다중 시설 방문을 자제했다. 필리핀은 민다나오 이슬람 반군 피랍을 계기로 주재교민이나 여행객 신변안전에 유의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호주도 리스트에 올랐다. 최근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들이 잇따라 범죄 사건에 휘말리면서 신변 안전 주의보가 발령됐다.

재단은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매주 2∼3차례에 걸쳐 발표하고 있다. 김진대 사무총장은 “미국의 위기관리단체가 발표하는 최신 자료를 활용하고 외교부 자료와 CNN BBC 등 해외언론,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등의 자료를 참고해 작성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아무리 안전한 해외여행지라도 외교부 등이 제공하는 여행경보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재단이 발표한 위기정보에는 언론에서 보도하는 각종 내전과 테러, 사건 사고가 빈발하는 곳이 많다. 남수단은 최근 외교부가 특별여행경보 발령을 내렸다. 쇼핑몰 테러가 발생했던 케냐도 주재교민이나 선교사 테러 인질 납치에 주의를 당부했다.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발생했던 나이지리아 역시 여행객이나 주재교민 인질납치·테러 등 신변안전에 유의하라고 권고했다. 유럽의 경우는 외국 여행객 대상 강도와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

단기팀, 이것만은 확인하자

해외여행에서 예상되는 가장 큰 위기는 안전사고다. 여행자들은 교통사고나 질병, 익사, 범죄 등에 노출될 수 있다. 버스테러 사건으로 이젠 테러 위협까지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여행을 나서기 전 사전 준비는 필수다.

우선 국가별 안전수칙이나 신변안전 유의사항, 재외공관 홈페이지 방문 등으로 현지 상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외교부 홈페이지(0404.go.kr)를 통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떠나기에 앞서 해당 단체나 팀은 여행자에 대한 사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방문 국가에 대한 위험정보 분석과 문화정보 공유, 위기 상황에 따른 수칙 등을 알려야 한다. 이는 출발 전 오리엔테이션이나 자체 교육에서 숙지하도록 한다.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아픈 몸을 이끌고 무리하게 나설 경우 본인은 물론 일행까지 힘들게 만든다. 환경이나 음식물이 바뀔 경우 건강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한다. 목적지가 예방접종이 필요한 지역이라면 전원이 이를 시행해야 한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다중의 연락망도 구축한다. 교회나 단체, 현지 선교사나 한인회 등과 약속을 정하고 여행 중에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해야 한다. 출국 전에는 리더나 가이드의 연락처를 개별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며 현지에서 전화하는 방법도 숙지해야 한다.

선교 전문가들은 기독교에 배타적인 지역일 경우 선교여행을 왔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다른 용무로 방문했다고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이는 단기팀 신상뿐 아니라 현지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책자를 참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기봉사팀 위기관리 이렇게 대처하라’(한국위기관리재단)와 ‘해외안전여행 가이드북’(외교부) 등을 활용하면 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