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인터뷰] 김연아 “최선을 다했기에 편파판정 논란에 미련 없어요”

입력 2014-02-22 01:34


김연아가 21일 오후(한국시간) 소치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을 끝낸 소감을 담담히 밝혔다. 다음을 일문일답.

-올림픽을 끝낸 소감은.

“끝나서 홀가분하다. 그리고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마쳐서 기분 좋다.”

-어제 잠은 잘 잤나. 어떤 생각이 들었나.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랑 도핑 테스트 하느라 늦게 잤다. 처음엔 잠이 잘 안 왔다. 완전히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났던 것 같다. 하지만 홀가분해서 그런지 마음 편하게 잠잤다.”

-점수에선 졌지만 실력에서 밀렸다고 생각하나.

“다른 선수들 경기를 안 봐서 모르겠다. 다만 점수를 인정하고 인정 안하고 여부와 상관없이 달라진 것은 없기 때문에 아무 미련도 없다. 지금은 그저 끝났다는 것 외엔 생각 없다.”

-판정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알고 있나.

“편파판정에 대해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도 판정 때문에 힘든 일이 있었는데, 이번엔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니까 더 주목받는 것 같다. 하지만 판정에 대해 나는 아무 미련 없다. 제 자신이 최선을 다했고 잘했기 때문에 만족한다.”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끝난 뒤 지은 표정은 무엇을 의미하나. 밴쿠버 때 달랐다.

“끝났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긴장해서 그랬는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드디어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컸다.”

-점수가 발표된 순간 별로 표정 변화가 없었다. 점수가 잘 안 나올 거라고 예상했나.

“좋은 점수를 기대하지 않았다. 쇼트 때도 그렇고 분위기상 예상은 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하면 실망도 큰 법인데,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다. 예전 경기에서도 점수가 예상만큼 안 나오는 경우는 많았다. 그래서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이번에 금메달을 목표로 온 게 아니었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 같다.”

-소트니코바나 코스트너랑 대화를 주고받았나.

“서로 축하한다는 인사만 주고받았다.”

-앞에서 언급한 홀가분함의 이유는 무엇인가.

“이제 시합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 없이 살 수 있어서다. 그리고 선수 생활을 위해 참거나 제한해야 하는 게 많은데 그런 것에서 벗어나게 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준비하면서 밴쿠버올림픽 때처럼 목표의식도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올림픽 끝났는데 하고 싶은 것은.

“지금은 특별히 모르겠다. 그저 끝이 나서 모든 짐을 내려놨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어제 전반적으로 표정이 정말 덤덤했다.

“금메달 욕심이 별로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은메달 땄다고 울상을 지을 필요는 없지 않나. 게다가 이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쉰다고 마냥 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달려온 만큼 앞으로는 여유 있게 해도 좋을 것 같다.”

-IOC 선수위원 출마에 대한 생각은.

“그것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7년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하나만 꼽기 어렵다. 어제 경기도 기억에 남고 밴쿠버올림픽도 기억에 남는다.”

-운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라이벌은.

“역시 아사다 마오다. 너무 오랫동안 비교되고 경쟁해 왔다. 우리 둘만큼 이렇게 꾸준히 비교당한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10년 넘게 라이벌로 경기했다.”

-이제 은퇴하는데, 관객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제가 여태까지 해온 경기는 너무나 많다.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또는 소치 은메달리스트라는 것보다는 그저 김연아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으로 기억되고 싶다.”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