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아시나요] 주치의 유봉재 과장 “일반병원 못지 않은 의료서비스 자부”

입력 2014-02-22 02:32


“누구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이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아주 특별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찾아가는 산부인과’의 주치의 유봉재(45) 과장은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서 생활하는 임산부들에게 그야말로 ‘슈바이처’다. 유 과장은 임신이라는 축복을 맞이하고서도 한 달에 한 번 산전 진찰을 받기 위해 하루를 모두 허비해야 하는 산모들에게 ‘찾아가는 산부인과’ 서비스는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일’을 ‘일상의 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록 이동진료지만 자신들이 제공하는 진료서비스는 일반 산부인과 병·의원들에 비교해서 결코 모자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늘 긴장된 마음으로 진료버스에 오르지만 아기가 잘 자라고 있다는 이야기에 미소 짓고 고맙다는 인사까지 건네주는 산모들을 볼 때면 일하는 기쁨과 보람을 동시에 느낀다.

아기에게 이상이 발견되거나 유산의 소식을 전해야 할 때는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 주저하고 망설이기도 하지만 자책하는 산모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위로할 수 있는 것도 보람이다. 특히 남편만 바라보고 먼 이국땅에서 온 결혼이주민들을 대할 때는 가슴이 아련하다.

모든 게 낯설고 그래서 더 두렵고 주눅 들기 쉬운 그들, 게다가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미처 이해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이뤄지는 임신 때문에 늘 불안한 모습이 안타깝다. 이런 탓에 유 과장은 팀원들과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이들을 섬긴다. 이들이 ‘이방인’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부대끼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일하고 있다.

그는 찾아가는 산부인과 서비스만으로 우리사회의 화두인 ‘저출산 환경’이 극복되지는 않겠지만 큰 틀에서는 저출산 환경 극복에 보탬이 된다고 여긴다. 유 과장은 임신, 출산, 육아까지 국가가 지원하고 국가가 책임지는 환경이 올 때까지 찾아가는 산부인과 서비스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우리 팀원들 모두가 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격려와 칭찬은 물론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질책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