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전민 中외교부 부부장 “北, 조건없는 6자 재개 강조… 김정은 영도체계 확립된 듯”

입력 2014-02-22 02:32 수정 2014-02-22 15:55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7~20일 방북 기간 북측에 추가적인 핵 실험 또는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 것을 거듭 주문했으나 북한은 핵 보유의 근본원인은 미국의 적대행위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부장은 특히 북측에 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고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 직후 서울을 찾은 류 부부장은 21일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한·중 고위급 회담을 갖고 이런 내용의 방북 결과를 우리 측에 설명했다. 류 부부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을 찾은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또 중국의 고위인사가 방북 직후 서울을 찾은 것도 처음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북측은 류 부부장에게 비핵화는 김일성 국가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으로, 비핵화 입장엔 변화가 없으며 조건 없는 조속한 6자회담이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 부부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의 북한 정세와 관련해 “북한은 (표면적이지만) 기본적으로 안정돼 있으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유일영도 체제가 확립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리 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를 통해 류 부부장이 한국 측에 “한반도 정세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한반도에) 과거와 같은 긴장국면이 조성되는 것을 반드시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류 부부장의 이번 방북에선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부장은 2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난 뒤 출국한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