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오인숙] 달려갈 길

입력 2014-02-22 01:32

살다가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실족해 하나님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동계올림픽이 진행 중이다. 출발점을 떠나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던 선수들이 자신의 실수든지 다른 선수가 밀어서든지 넘어지고 미끄러져 튕겨져 나간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온갖 훈련을 하며 죽을힘을 다해 준비했던 꿈을 향한 도전이 한순간 끝나버리는 것 같은 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 또는 방해자에 대해서 화가 치밀어 돌아설 수도 있을 것이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의욕을 상실해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경기를 숨 죽여 지켜보면서 신앙의 길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출발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달려갈 길을 다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인생길을 가면서 우리를 넘어지게 하는 일도 많고 스스로 넘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에게서 교훈을 얻는다. 그들은 하루 열네 시간씩 훈련을 했다.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고 힘들어도 참는 우직함이 있었다. 마음 상하는 일이 있어도 자신이 겪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고 금방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했다. 두 번이나 넘어졌던 박승희 선수에게 넘어졌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녀는 대답했다. “오직 결승선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그 말에 디모데후서 4장 말씀이 떠오른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달려갈 길을 포기하고 비난하며 튕겨져 나가는 신앙인들의 삶의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오직 하늘의 면류관에 삶의 목표를 두었다면 이 세상에서 실족하는 것들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일어나 결승점을 향해 달려야 하지 않겠는가. 자문해 보니 부끄럽다. 하루 열네 시간씩 자신을 쳐서 복종시키는 훈련도 하지 않았으면서 무슨 원망이 그리 많고 무슨 변명이 그리 많은지. 생각해 보면 더욱 부끄러워지는 신앙인의 모습이다.

오인숙(치유상담교육연구원 교수·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