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가 걱정되면 한국도 돈을 풀라”… ‘아베노믹스 설계자’ 하마다 명예교수 부적절한 발언
입력 2014-02-21 02:31
‘아베노믹스’의 설계자로 알려진 하마다 고이치(浜田宏一) 예일대 명예교수가 “엔저가 걱정되면 한국도 돈을 풀라”며 “각국이 양적완화로 저마다 목표를 추구하다 보면 전 세계의 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나라가 아베노믹스와 같은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서면 다 부국(富國)이 된다는 얘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람들이 과거사 관련 망언에 그치지 않고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사리에 맞지 않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한국국제경제학회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정책세미나에 기조연설자로 나온 하마다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일본과 미국 등의 양적완화 정책이 근린궁핍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변동환율제에선 나라마다 통화정책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며 “엔화가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원화가치가 너무 급격히 오르는 게 염려된다면 한국도 양적완화 정책을 펴서 맞받아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제 머니게임은 세상을 바람직하지 않은 불균형상태로 몰아가지만은 않는다”면서 “일본 경제가 침체에서 회복하는 것이 결국 이웃나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다 교수는 아베노믹스의 근간인 ‘세 가지 화살(정책)’ 중에서 금융완화 정책은 A+라고 극찬했지만 재정지출 확대에는 B, 장기 성장전략에는 F에 가까운 E학점을 줬다.
일본의 우경화가 이웃나라와의 정책 공조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려운 질문인데, 아베 총리와도 이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면서 “경제적인 교류를 통해 정치적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