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에 증권가 11년 만에 적자… 총 62개사 2013년 1098억 손실

입력 2014-02-21 01:33

지난해 여의도 증권업계가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어든 가운데 동양 사태,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사고 등 돌발악재까지 터진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62개 증권사가 2013회계연도(4∼12월)에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총합이 적자로 나타난 것은 2002회계연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34곳이 흑자, 2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흑자로 전환한 증권사는 4곳에 머물렀지만 적자 전환은 12곳에 달했다.

증권사들은 자기매매이익이 감소하고 영업외비용은 늘어 실적이 악화됐다.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전체 수수료 수익은 4조428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56억원(2.7%) 줄어들었다. 증권사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기준 480.0%로 전년 대비 15.9% 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동양증권은 지난해 9월 시작된 동양 사태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해 34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한맥투자증권은 파생상품시장 주문 실수로 4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증권사들의 고통을 감안, 손해배상공동기금 적립 기한을 2개월 정도 유예하기도 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