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후계 경쟁 가속화되나… 3남 조현상 부사장 등기이사 선임
입력 2014-02-21 01:33 수정 2014-02-21 03:47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삼남인 조현상(43) ㈜효성 부사장이 등기이사직에 오르면서 후계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19일 이사회에서 조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21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키로 했다. 효성의 산업자재그룹(PG)장인 조 부사장은 조 회장과 장남 조현준(46) 사장, 이상운 부회장과 함께 등기이사직을 2년간 수행하게 된다. 효성은 20일 “조 부사장은 탄소섬유 등 신사업을 육성해낸 성과 등을 인정받아 등기임원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 부사장이 형과 함께 등기이사가 되면서 형제간 그룹 후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두 형제는 나란히 회사 지분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지난 6일과 7일 각각 3만500주와 3039주 등 총 3만3539주를 장내 매수해 효성 지분율을 9.95%로 끌어올렸고 조 부사장도 같은 날 3만9500주를 장내 매수해 효성 지분율이 9.18%가 됐다.
효성은 두 형제의 지분 매입에 대해 “조 회장이 탈세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장남과 삼남이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두 형제의 지분 매입 경쟁이 아직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그룹의 후계구도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형과 경영권 경쟁을 벌였던 조 변호사가 밀려나면서 장남과 삼남의 지분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당시 ㈜효성의 중공업그룹장(부사장)이던 조 변호사는 형과의 갈등 끝에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이어 지난달 13일 조 변호사가 자신과 아들 명의의 회사 주식 13만938주(0.37%)를 전량 시장에 팔아치웠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