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 산업이 뜬다… 상품 가치 높이는 포장기술 속속 개발

입력 2014-02-21 02:33


상품 포장을 뜻하는 이른바 ‘패키징 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품을 보호·보존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포장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서다.

국내 포장재 전문업체 보스팩이 최근 개발한 ‘수분 흡수 기능성 필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필름은 자체적으로 수분을 빨아들이는 기능을 갖고 있다. 조리된 김이나 건조식품에 들어가는 방습제 ‘실리카겔’을 포장재가 대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상당수 식품업체가 이 필름의 사용을 검토하는 중이다.

첨단 패키징 기술은 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 삼성전자는 2010년 세탁기를 수축필름으로 감싼 뒤 필름을 가열해 물품에 압착시켜 포장했다. 물류비용을 줄였을 뿐 아니라 일회성 포장에 사용되던 종이·스티로폼의 낭비도 없앴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증가가 제품 포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소형 김치 상품의 경우 포장방법과 단위를 바꿔 사실상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효과를 봤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패키징 산업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약 6%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날로 커지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1인당 패키징 소비량은 연간 115달러로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의 평균 355달러보다 규모가 작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경우 1인당 패키징 소비량이 각각 32달러, 8달러 수준이어서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일부 기업은 벌써부터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연우의 제품은 전 세계 100대 화장품 업체 가운데 40곳에 공급되고 있다. 이 회사는 실적 증가가 이어지자 최근 3년간 직원을 2배로 늘렸다.

패키징 산업의 세계적인 추세는 포장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의 박상희 연구원은 “지속가능성이라는 테마에 맞춰 쓰레기를 줄이고 포장재를 열적에너지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환경 보호에 많은 기여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