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짜디 짠 김연아 점수… 러시아 밀어주기
입력 2014-02-21 03:38
‘피겨 여왕’ 김연아가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지만 ‘러시아 홈 어드밴티지’ 때문에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쇼트에서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합계 74.92점을 기록, 올 시즌 최고점수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러시아의 신예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39.09점, 예술점수 35.55점을 합한 74.64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기술점수 37.49점, 예술점수 36.63점으로 합계 74.12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3명 모두 74점대로 1위 김연아와 2위 소트니코바의 차이는 0.28점, 3위 코스트너와의 차이는 0.80점에 불과하다.
김연아는 점프를 완벽히 뛰었지만 수행도에 따라 더해지는 가산점이 7.60점에 불과했다. 평소 9점대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편이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10.10점)를 깔끔하게 성공시켰음에도 가산점이 4년전 밴쿠버올림픽 당시(2.00점)에 미치지 못하는 1.50점에 그쳤다.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도 심판진은 가산점을 1.10점 주는 데 그쳤다. 특히 한 심판은 트리플 플립 점프 가산점을 0점으로 처리했다.
반면 소트니코바는 김연아보다 기본점수가 1.00점이나 낮았지만 가산점을 8.66점이나 받으며 기술점수 39.09점을 기록, 김연아를 넘어섰다. 예를 들어 소트니코바가 뛴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8.20점)는 김연아의 트리플 러프-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 점프보다 훨씬 쉬운 점프이지만 가산점을 1.60점이나 받았다. 게다가 소트니코바의 예술점수 역시 김연아보다 겨우 0.34점 낮은 데 그쳤다. 소트니코바는 이번 대회 전까지 시즌 최고 점수가 70.73점이었지만 이날 무려 4점 가까이 끌어올렸다.
21일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김연아는 쇼트 프로그램 때보다 심판 배정이 불리해 고전이 예상됐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쇼트에 참가했던 9명의 심판 중 4명이 추첨으로 빠지고 쇼트에서 제외됐던 심판 4명(러시아, 프랑스,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출신)이 새로 투입됐다. 이중 우크라이나와 에스토니아는 옛 소련 국가로 러시아에 우호적인데다 특히 우크라이나 심판은 수 년전 러시아와 짜고 채점 부정을 저질렀다 1년간 징계를 받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와 별도로 기술을 평가하는 테크니컬 컨트롤러에 이미 자국 심판을 배치했다.
한편 미국 USA 투데이는 소트니코바의 점수에 대해 “점수가 의심스럽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시카고 트리뷴의 피겨 전문기자인 필립 허쉬는 칼럼에서 “역겨운 오버스코어”라는 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