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이 보낸 사람’ 특별 좌담회] “영화 속 잔인한 고문 장면, 北 현실은 훨씬 가혹”

입력 2014-02-20 18:13 수정 2014-02-21 02:32


영화 ‘신이 보낸 사람’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뜨겁다. 이 영화는 개봉 1주차 주말(14∼16일) 좌석점유율 49.3%을 기록, 상영 중인 영화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북한의 지하교회 실상과 인권 문제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뤘지만 영화를 관람한 사람들은 입에서 입으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미래목회포럼 대표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와 김병삼(성남 만나교회) 목사, 탈북민 출신 1호 박사인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이애란 원장은 20일 좌담회를 갖고, 이 영화가 한국 사회와 교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고명진 목사, 김병삼 목사, 탈북민 이애란 원장

-영화를 본 소감은.

△고명진 목사=신앙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생명의 존엄성이 인간의 그릇된 권력욕에 의해 난도질 당하는 북한사회의 적나라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김병삼 목사=참혹한 북한지하교회의 현실을 봤다. 한국교회가 연합해 북한 선교를 준비케 하는 동기를 부여해 준 것 같다.

△이애란 원장=탈북한 지 17년이 지나니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어렵게 사는지 잊을 때가 많았다. 영화를 보고, 그들의 아픔이 전해져 몸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 늘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주말 좌석점유율 1위를 차지한 원동력은 어디 있을까.

△김 목사=북한지하교회라는 생소한 소재에다 적나라한 고문과 두만강 도강 장면 등 호기심을 끌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진중권, 변희재씨 같은 논객들과 저명한 인사들이 SNS를 통해 추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고 목사=탈북민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웰 메이드 영화로 이어졌다. 북한교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도 한 몫 했다. 크리스천들이 특히 많이 관람한 것 같다.

-고문 장면 등은 너무 잔인하다는 평가도 있다. 북한의 현실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나.

△이 원장=현실은 더 가혹하다.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월남했다는 이유로 내가 11살 때 양강도 산간지대로 쫓겨났다.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수시로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 어린이들은 일부러 모래와 유리조각을 집어 삼켰다. 맹장염에 걸리면 병원으로 보내져, 잠시라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이 원장=“남조선이 가나안 땅입네까?”라는 대사다. 처음 남한에 왔을 때는 신앙의 자유가 있어 천국과 같았다. 하지만 요즘은 하나님보다 욕망을 우선시하는 소돔에 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김 목사=“우리가 기도를 하면 북조선 사람들이 살아나고, 우리가 기도를 하지 않으면 북조선 사람들이 죽어 떨어져 나가더라”는 대사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됐다.

-주인공 주철이 “하나님은 우리를 버렸다”고 외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고 목사=누구라도 낙망했을 때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예수께서도 십자가에 달리셔서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하셨다. 그러나 결국 주철의 입에서 “오 주님 당신만이 아십니다”라는 고백이 나왔다. 예수께서도 죽음 직전에 영혼을 아버지께 맡기신다며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셨다.

-이 영화를 꼭 봐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 목사=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며 북한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들이 머릿속에 요동쳤다. 크리스천이라면 꼭 봐야한다.

△고 목사=한국교회는 이론은 잘 알지만 북한선교의 실제 현장 모습은 잘 모른다. 이 영화를 통해 그 현장이 어떤 곳인지 잘 알 수 있다.

-점유율 1위를 했지만 현재 상영관은 260여 곳밖에 안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는 목회자들과 셀 리더들, 구역장과 권찰들 등 교회 지도자들이 영화를 보도록 영화 티켓 값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수원시기독교연합회 소속 목회자들에게도 영화 티켓 값을 지원했다. 각 지방의 기독교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목회자들이 이 영화를 꼭 보고, 성도들도 보도록 독려해야 한다.

△김 목사=만나교회도 최근 인근 극장을 대관해 청년부와 셀 리더들이 영화를 보도록 했다. 여건이 된다면 교회에서 가까운 극장에 문의해 대관 형식으로 단체관람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원장=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나라의 위정자들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꼭 봐야할 영화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