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엔 호주 선교사 억류… 기독교 서적 소지한 듯
입력 2014-02-20 04:20
북한을 관광 중이던 호주 선교사 존 쇼트(75)가 현지 당국에 억류됐다고 호주 ABC방송 등이 19일 보도했다. 북한 경찰은 지난 16일 쇼트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와 몇 가지 심문을 한 뒤 체포했다고 관광단 일행이 전했다. 당시 쇼트는 기독교 인쇄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포교활동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홍콩에 거주하는 그는 정규 관광단의 일원으로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
이번 사건은 현재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 사례를 연상시킨다. 개신교 선교사인 그는 종교활동을 통한 정부 전복 혐의로 2012년 11월 북한 나선에서 붙잡혀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쇼트와 함께 방북했던 나머지 관광단은 18일 중국을 통해 북한을 빠져나왔다. 이들에게서 쇼트 체포 사실을 전해들은 부인 캐런은 정확한 체포 이유를 모르겠다면서도 한국어로 된 기독교 인쇄물을 소지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쇼트는 1년 전 정규 관광으로 처음 방북했을 때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드러냈으며 북한 가이드들 앞에서 성경책을 공개적으로 읽었다고 캐런은 설명했다.
캐런은 “이번 여행은 남편의 두 번째 북한 여행이었고 그는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남편은 하나님이 하기를 원한다고 믿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쇼트는 1976년 이후 중국 본토에서 선교활동을 하며 중국 내 기독교인 탄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다 중국 당국에 여러 차례 체포된 바 있다.
북한과 직접적 외교 채널이 없는 호주 정부는 주한 호주대사관과 북한 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