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 처리공장 안전 문제”… 美 내부고발자 또 해고

입력 2014-02-20 04:18

미국에서 또 한 명의 ‘휘슬블로어(내부고발자)’가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당했다고 A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1년 미 최대 규모의 ‘핸포드 핵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안전 문제를 제기한 도나 부셰(50·여)는 이날 오전 사무실에서 “해고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핸포드 핵 처리장이 위치한 워싱턴주(州) 내 에너지 기업 ‘유알에스(URS)’에서 수십년간 일해 왔다.



URS는 부셰가 문제 제기를 했을 당시 핸포드 핵 처리장에 120억 달러가 투입된 신형 핵폐기물 처리 공장을 건설 중이었다. 그러나 부셰가 신형 공장의 설계와 안전성을 문제 삼으면서 미 에너지부는 건설을 전면 중단시켰고, 건설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부셰가 보복성 조치를 당한 건 그 즈음부터다. 그는 AP통신에 “직장 동료들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URS 내 내부고발자는 부셰가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에서 44년간 일했던 월터 타모섀티스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가 지난해 10월 해고됐다.

연방정부가 1940년대 건립한 핸포드 핵 처리장은 미 최초의 핵실험과 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사용했던 플루토늄이 제조된 장소다. 하지만 플루토늄 등 5600만 갤런의 핵폐기물이 매장돼 있어 인근 강이나 토양에 대한 방사능 오염 우려가 지속돼 왔다. 지난해 2월엔 핵폐기물 저장 탱크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핸포드 지역 환경감시단체인 ‘핸포드 챌린지’의 톱 카펜터는 “연방정부가 환경오염 및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핸포드 핵 처리장을 폐쇄할 생각이 없어 애꿎은 희생양만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