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또 하나의 경쟁… ‘3인3색’ 피겨 드레스

입력 2014-02-20 02:33

스포츠와 예술이 결합된 피겨스케이팅은 ‘동계 스포츠의 꽃’으로 불린다.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펼치는 피겨는 기술과 함께 예술적인 요소에 대한 평가로 우열을 가린다. 심판들을 향한 첫인상은 바로 의상이다. 소치올림픽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김연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아사다 마오의 의상은 어떨까.

먼저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서 노란색이 많이 들어간 올리브그린색,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에선 검은색과 자주색의 투톤 컬러를 선택했다. 두 의상 모두 팔을 긴 소매로 덮고 있다. 쇼트 의상은 시폰 원단에 노란색 계열의 비즈를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달았다. 일본 언론은 ‘단무지 의상’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닉 베레오스는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색상이지만 김연아는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극찬했다. 프리 의상은 새틴 원단에 어깨 부분을 절개한 뒤 그 주변을 비즈로 장식했다. 특히 프리 의상은 등 부분을 과감하게 노출함으로써 탱고 특유의 관능미를 보여주고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쇼트와 프리에 맞춰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 의상을 준비했다. 특히 영화 ‘쉰들러 리스트’ 주제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빨간색 의상은 영화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다. 흑백영화인 ‘쉰들러 리스트’에서 유일하게 컬러로 나오는 장면은 쉰들러가 유대인 구명에 나선 결정적인 계기를 일깨우는 빨간 코트의 소녀다. 리프니츠카야는 소품으로 검은 장갑을 사용해 어둡고 비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다만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에 맞춘 파란색 시스루 의상은 음악의 애절한 선율과 달리 차가워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사다는 쇼팽의 ‘녹턴’을 사용하는 쇼트에 연보라색 의상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활용하는 프리에는 검은색과 파란색이 섞인 의상을 입는다. 이는 프리에서 파란색 의상을 입은 선수가 우승한다는 ‘올림픽 블루 징크스’를 의식했다. 아사다의 의상은 기본적으로 파격적인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디테일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소치=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