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 4곳 손잡고 6조원 이라크 공사 따냈다

입력 2014-02-20 01:34

국내 건설사 4곳이 손을 잡고 이라크에서 대규모 공사를 따냈다. 수주 금액만 60억4000만 달러(약 6조4350억원)로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서로 협력해 출혈 경쟁을 피하고 공동 일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건설은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이라크 석유부 산하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했다고 19일 밝혔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약 120㎞ 떨어진 카르발라 지역에 정유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다. 이 공장은 하루 14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정제해 액화석유가스(LPG)와 가솔린, 경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설계·구매·시공·시운전을 총괄하는 일괄 턴키 형태로 시공된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년6개월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완공 뒤 1년간 운전과 유지관리 업무도 맡는다.

건설사 4곳은 각각 경험이 많고 전문성이 높은 분야를 담당한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정제고도화시설을, GS건설은 원유정제 진공증류장치 등 화학설비를, SK건설은 전력 등 유틸리티 분야를 시공한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중동 플랜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에 따른 저가 수주 및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건은 새로운 수주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따낸 조인트벤처의 지분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37.5%로 22억6500만 달러, GS건설이 37.5%로 22억6500만 달러, SK건설이 25%로 15억1000만 달러다. 주관사는 현대건설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건설사의 이라크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