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림교회, 지역 어려운 초등생 초청 겨울캠프 3년째… “이렇게 가까이서 하프공연 본 것은 처음”
입력 2014-02-19 20:06 수정 2014-02-20 02:31
19일 오전 8시, 서울 강북구 4·19로 북한산 자락의 아카데미하우스 호텔. 넓은 식당이 초등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 찼다. 작은 접시를 들고 자리에 앉은 이들은 지난 이틀 동안 즐긴 스키장과 놀이공원, 문화공연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식당에 모인 47명은 서울 중계본동, 월곡동, 삼양동 지역아동센터의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초등생들로, 이들은 지난 17일부터 서울 열림교회(나핵집 목사)와 한기장복지재단(이사장 문홍근 목사)이 주최한 겨울캠프에 참가했다.
캠프의 마지막 날 이들은 국립 4·19 민주묘지부터 방문했다. 대한민국의 독립과 정부수립, 한국전쟁과 4·19 혁명 등 다소 무거운 주제였지만 신현미 해설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선거의 4대 원칙을 묻자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라고 또박또박 대답했다. 어린이들은 한 시간 가량 북한산 둘레길을 걸어 호텔로 돌아왔다.
이들은 첫째 날 경기도 포천의 스키장에서 눈썰매와 스키를 탔다. 둘째 날에는 서울의 롯데월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날 오후 열림교회에서 감상한 마임과 하프 공연은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신모(10)양은 “그렇게 가까이에서 하프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며 “피아노 연주로만 듣던 ‘엘리제를 위하여’를 하프 연주로 듣는다는 게 신기했다”고 말했다. 신양의 꿈은 판사다. 그는 “판사가 돼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첫날 어색하기만 했던 어린이들은 캠프 마지막 날이 되자 마음을 열고 캠프 인솔교사와 목회자들에게 다가왔다. 저마다 “오늘 저녁까지 먹고 가면 안돼요?” “목사님, 저 비행기 한 번 타보고 싶어요” “내년에도 또 캠프에 오고 싶어요”라며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나 목사는 “어린이들에게는 이 때의 경험이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할 수만 있다면 경제적으로 어렵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모든 어린이들에게 문화 경험과 역사 교육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열림교회와 한기장복지재단은 3년 전부터 겨울방학마다 산골이나 섬마을 등의 어린이들을 서울로 초청, 캠프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처음으로 서울의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과 함께 했다.
글·사진=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