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진 목사의 시편] 갈등
입력 2014-02-20 01:40
갈등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부부·부자·형제간에도, 이웃·지역·국제간에도 빈부와 생각의 차이로, 남녀·남북·상하 간에도 생활습관이나 태도 차이로 정신적인 몸살을 앓고 번뇌하며 고민한다.
어디든 사람이 사는 곳에는 경쟁이 있고 다툼과 갈등이 있다. 차이는 차이일 뿐 틀린 것이 아닌데도 우리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내 뜻과 내 생각, 내 경험과 계산, 내 논리 내 주장대로 되지 않으면 화내고 욕하며 비난하기 일쑤다.
잘난 사람은 잘나서, 못난 사람은 못나서, 배운 사람은 배워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배우지 못해서, 가진 사람은 가져서, 갖지 못한 사람은 갖지 못해서, 갖춘 사람은 갖춰서, 못 갖춘 사람은 못 갖춰서 갈등이요 전쟁이다. 세상에 문제도 미움도 다툼도 없고 염려나 걱정도 없고 갈등도 없이 온전히 평화롭고 고요한 곳이 있다면 그곳은 공동묘지뿐일 것이다.
당신 없이 살 수 없다고, 당신 없는 세상은 무의미하며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 놓아 사랑을 구걸하고, 이 사람과 결혼하면 무엇이든 다하겠다고 굳게 약속하고 단식하며 부모와 투쟁해 결혼하고도 1년이 못돼 ‘이 사람과는 도저히 못 살겠다’며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온 세상을 다 줘도 바꿀 수 없다던 그 사람, 지금은 어디 두고 그렇게도 처절하게 좌절하며 갈등하는 것일까.
중년 부부가 인생의 힘든 순간마다 지갑 속의 아내와 남편의 사진을 보면서 스스로 독백하기를 “내가 이 여자와도 살았는데” “내가 이 남자도 사람 만들었는데 무슨 일을 못하며 참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하며 다시 용기를 내 살았다고 하지 않던가.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어떤 기자로부터 “부부 싸움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혼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라고 다시 묻자 “단 한번도 이혼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죽이고 싶을 때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고 했다. 물론 조크겠지만 삶은 결국 갈등과 그 갈등의 해결이 아닌가 싶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의하면 사람의 뇌에 애정 화학물질로 불리는 PEA가 생성되면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이는 9개월에서 36개월 사이에 소멸되기 때문에 사랑은 이내 사라지고 약점과 단점이 드러나 싸움이 되고 갈등이 생긴다고 한다.
성경은 말한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낫다. 다투며 성내는 여인과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이나 광야에서 혼자 사는 것이 낫다”고.
내가 먼저 이해하고 용서하며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며 섬겨주고 사랑한다면 세상은 훨씬 훈훈하고 아름답고 행복하지 않겠는가. 오늘 하루만이라도.
<수원중앙침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