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 새로운 100년의 약속] (7) 65개 지역YMCA ‘하나님 나라’ 실현 현장

입력 2014-02-20 02:31


지역Y는 자치·협동 시민사회 만드는 구심점

‘과연 가능할까?’

2009년 48명의 영농조합원들과 함께 무농약 절임배추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김용만 진안YMCA(Y) 사무총장은 반신반의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진안Y영농조합’은 도시지역 Y 회원들과의 공조로 안정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총 매출액의 1%를 한국Y100주년 기념사업에 쾌척했다. 진안Y영농조합은 지난 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5월 법인 창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진안Y영농조합의 사례는 산업화와 세계화로 피폐해진 농촌과 농업을 농민 스스로의 힘으로 살리기 위한 본보기다. 전북 진안을 포함, 전국 65개 시·군 지역Y는 다양한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된, 작지만 강한 Y 회원공동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Y가 자치와 협동의 시민사회를 만드는 구심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Y는 근대 산업문명으로 인해 발생한 기후 및 생태 문제와 금융자본의 세계화에 따른 격차 사회를 치유하기 위한 생활운동체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과 불확실성이 휘감고 있는 시대 상황 속에서 Y의 정신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현장이 지역이라는 것이다. ‘글로벌(Global)’한 시대가 제기하는 무수한 도전에 대한 응답을 ‘글로컬(Glocal)’, 즉 글로벌과 더불어 ‘지역(local)’에서 찾아가자는 얘기다.

지역Y는 이를 위해 지구시민사회의 평화문화를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전 세계 119개국의 Y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Y 간 인적 교류와 나눔·봉사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한·중·일 Y간 협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한국Y전국연맹과 평택Y는 2012년부터 미국의 국제청소년재단(IYF)과 ‘도전하는 청년(EquipYouth)’ 협약을 체결하고 평택의 실업계 고등학교와 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취업지원 생활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소태영 평택Y 사무총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자(Think globally, Act locally)를 실천한 사업으로 평가할 만하다”면서 “지역Y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사회의 학교와 유관기관, 자치단체 등 각 분야의 동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국제협력운동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Y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지역Y 운동역량 강화’를 수년째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운동의 정체성과 비전, 지역사회운동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자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Y운동의 이념과 조직, 운동 과제와 사업을 평가하기 위한 운동성강화위원회(위원장 이창식)를 구성해 운영해왔다.

특히 10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지역Y 역량강화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고자 별도의 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지역 현장 중심의 대표적 운동 사례를 토대로 실질적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회원이 주인이 되는 운동체로서 지역Y를 확립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역의 여건과 특성에 근거한 ‘과정’을 중시함으로써 지역Y의 운동역량을 강화하고 청소년Y, 대학Y 등 회원 및 간사 지도력을 육성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남부원 한국Y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지역은 개념적으로 중앙과 대조되는 말로 통용되지만 Y에서의 지역은 중앙을 품는 개념이기도 하다”면서 “지역이 갖는 구성원과 프로그램 등의 다양성을 상호 존중하고 그 다양성이 ‘하나님 나라’라는 하나의 이념을 향해 가도록 공동의 협의를 이뤄나가는 것이 Y운동”이라며 지역Y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한국Y연맹의 66번째 지역Y인 세종Y가 내달 17일 출범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의 연맹 사무국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충재 기획협력실장<한국YMCA전국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