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심석희 “막판 역전, 스스로도 짜릿”-박승희 “뺏겼던 금 탈환 기뻐”

입력 2014-02-19 04:01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금메달을 딴 뒤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린 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들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갖고 금메달을 딴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심석희

-1500m에서 막판에 역전당했는데, 오늘은 반대로 막판에 역전했다. 소감은.

“경기 직전에 실수할까봐 많이 걱정했다. 그런데 오늘 막판에 1위로 들어오면서 스스로도 짜릿하고 소름 돋았다.”

-이번 계주 경기의 전략이 있었나.

“초반부터 계속 끌고 가는 게 우리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쇼트트랙은 그렇게 전략대로 되는 종목이 아니다. 그 상황에 맞춰서 더 앞으로 나가려고 하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역전 상황을 설명해 달라.

“중국 선수에게 따라 붙으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골인할 때까지는 혹시 모르니까 집중한 상태였고, 골인하자마자 너무 좋았다.”

-올림픽 첫 금메달에 대한 소감은.

“그동안 다같이 고생한 만큼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 너무 기뻤다.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박승희

-조해리와 함께 4년 전 계주 멤버였는데, 마침내 금메달을 땄다.

“4년 전에 빼앗겼던 금메달을 되찾아서 너무 기쁘다. 당시 함께 계주에 뛰었던 언니들이 생각났다. 아마 이 경기를 보면서 울고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이 하나같이 펑펑 울던데.

“그냥 너무 좋고 믿기지 않아서 울었다. 열심히 훈련한 만큼 기대는 했지만 정말 금메달 따니까 처음엔 실감이 안 났다. 그리고 최광복 감독님이 우시는 것 보니까 더 감정이 북받쳤다.”

-4년 전과 달리 이번엔 중국이 실격처리 됐다.

“중국 선수들이 실격 후 당황한 모습을 보면서 4년 전 우리도 저런 심정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다시 4년 후 올림픽에서 중국과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

-오늘 친언니인 박승주랑 이상화가 응원하러 왔는데, 봤나.

“두 언니들이 응원하러 온다는 것은 알았는데, 플래카드까지 써가지고 올 줄 몰랐다.”(플래카드에는 ‘메달 못 따도 괜찮다. 부상만 당하지 마라’고 적혀 있었음)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