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설욕 레이스… 판정 설움 날렸다
입력 2014-02-19 02:33
통쾌하고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태극낭자들이 4년 전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빼앗긴 금메달을 다시 찾았고, 이번엔 중국이 ‘실격 악몽’에 울었다.
한국팀은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승에서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중국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은 아쉽지만 은메달을 따는 듯했다. 그러나 레이스 도중 이탈리아 선수가 넘어지는 과정에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 처리됐다. 중국 코치진이 억울하다며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4년 전 밴쿠버에서 한국팀이 겪었던 아픔을 중국팀이 비슷하게 재현한 셈이다. 밴쿠버대회 여자 3000m 결승에서 한국팀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경기 중 우리 선수가 중국 선수를 밀쳤다는 석연찮은 반칙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다. 태극기를 흔들며 세리머니를 펼치다 날벼락 같은 비보를 전해들은 한국 선수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실격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와신상담’의 4년이 흘렀다. 당시 눈물을 흘린 조해리(28·고양시청)와 박승희(22·화성시청)는 명예회복을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고, 심석희(17·세화여고)·김아랑(19·전주제일고)·공상정(18·유봉여고) 등 어린 동생들과 힘을 합쳐 4년 전 악몽을 떨쳐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경기는 한국과 중국이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밴쿠버 때는 한국팀의 실격으로 중국이 금메달을 가져갔지만 이번에 한국은 자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