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 로버트 무어 방한 “한국 고미술품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가 기준”

입력 2014-02-19 02:31

한국 고미술품 수집가로 잘 알려진 미국의 로버트 무어(84)가 다음 달 뉴욕에서 열리는 크리스티의 한국 고미술 경매에 앞서 내한했다. 18일 서울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 프리뷰 전시에 참가한 그는 “아름답고,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고, 진품이어야 한다는 것이 내 컬렉팅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1955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1년간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며 한국의 문화에 관심을 두게 됐다. 57년에 15달러를 주고 구입한 물고기 모양의 고려시대 청동 숟가락이 첫 컬렉션. 지금까지 수집한 한국 고미술품은 700여 점이다. 그가 오래전 미국의 한 갤러리에서 구입한 조선시대 현종의 어보가 도난문화재로 드러나 미국 사법당국이 압수하는 일도 있었다.

그의 컬렉션은 1986년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어 2006년 경매에선 낙찰률이 90%를 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다음 달 18일 ‘십장생’을 테마로 하는 이번 경매에서는 도자기와 회화, 칠기 등 135점이 나온다.

그는 “해외 박물관에 한국 미술품이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100년 이상 된 한국 고미술품은 외국으로 못 나가니까 내가 대신 미국과 일본 등을 돌아다니면서 고미술품을 수집하고 이를 경매에 내 각 박물관이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