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테러는 이집트 정권 상대 경제전쟁 일환”… 이슬람 무장단체 성명

입력 2014-02-19 04:21

이슬람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ABM)’가 이집트 시나이 반도 타바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버스 테러 사건은 자신들의 소행이며 이집트 정권에 대한 ‘경제 전쟁’ 차원이었다고 18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ABM은 이슬람 무장단체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우리 단체의 영웅 중 한 명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관광버스를 폭발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국고를 약탈하고 국민 이익을 돌보지 않는 배신자 정권에 대한 경제 전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ABM은 테러 사건 다음 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이 그들의 소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공식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BM은 또 추가 테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17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관광객들이 떠나는 데 나흘의 시간을 주겠다”며 “(떠나지 않으면) 약속한 대로 더 큰 쓰라림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24일 발생한 나일 델타 다카리야주 주도 만수라의 경찰본부 청사 테러 사건과 지난해 9월 수도 카이로에서 벌어진 무함마드 이브라힘 내무장관 암살 시도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는 추가 테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집트는 우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주요 산업 중 하나가 관광”이라며 “외교적 문제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테러로 사망한 3명의 시신과 경미한 부상을 입거나 다치지 않은 성지순례객 15명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19일 오후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을 입은 관광객 14명은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부상자들은 전반적으로 크게 위중한 분은 없고 기본적인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위중한 환자를 빼고는 목요일까지 모두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7일 젠 사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무고한 관광객을 상대로 비겁한 공격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비난한다”면서 “테러 사건으로 숨지거나 다친 한국인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용상 모규엽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