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퀸 연아! 애송이 꺾고 겨울왕국을 지배하라

입력 2014-02-19 04:13


‘피겨 여왕’ 김연아가 소치올림픽 결전을 앞두고 마지막 리허설을 가졌다.

김연아는 1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대회 여자 싱글 공식 훈련에 참가해 막바지 점검에 나섰다. 전날 조 추첨 결과 3조에 속한 김연아는 나머지 5명의 선수와 함께 링크에 올라 점프, 스텝, 스핀 등 요소를 꼼꼼히 점검했다. 그리고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대비해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훈련을 이어갔다.

김연아의 쇼트 음악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 ‘Little Night Music’을 대표하는 곡이다. 사랑을 놓치고 슬픔에 빠진 여배우가 무대에 오를 수 없으니 관객 앞에 자신을 대신해 잠시 어릿광대를 보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연아는 2분50초 동안 이어지는 쇼트에서 3개의 점프와 3개의 스핀, 1개의 스텝 시퀀스 등 7개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 가운데 첼로 선율과 함께 맨 처음 나오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기초 점수가 10.10점이나 되는 고난도 점프다. 김연아는 워낙 점프 높이와 비거리가 탁월하기 때문에 그동안 가산점을 많이 받아왔다. 따라서 이 점프를 성공하면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연아의 이번 프로그램은 밴쿠버올림픽 때와 비교해 스피드가 조금 줄고 스핀의 난도가 내려가 약간 쉬워졌다. 하지만 그만큼 과제 요소의 완성도와 표현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김연아는 지난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기술점수 42.23점과 예술점수 38.37점을 합한 80.60점을 기록, 자신이 밴쿠버올림픽 때 세운 최고 기록 78.50을 경신했다. 국내 대회여서 국제빙상연맹(ISU) 공인 점수는 아니지만 그 점수에 걸맞은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는 공식 훈련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빨리 경기하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준비는 완벽하게 했지만 실전에서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긴장을 하지 않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끝까지 집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와 아사다 마오 등 라이벌들과 다른 조에서 연기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은 경쟁자들과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유리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한편 해외 기자들은 4년 전 밴쿠버올림픽 때와 프로그램을 비교하는 질문을 많이 했다. 김연아는 “아무래도 밴쿠버 때가 전성기였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치=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