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독주에 곳곳서 경고음… WP, 우경화 행보 강력 비판
입력 2014-02-19 01:33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등 국수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비판하는 집권 자민당 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지도층 역시 아베 총리의 ‘좌충우돌식’ 행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교도통신은 18일 자민당 내 누카가파의 수장으로 일·한 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장관이 전날 나고야에서 열린 강연에서 한·일 관계가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더욱 이상해졌다”며 비판했다고 전했다.
앞서 13일에는 무라카미 세이치로 전 행정개혁담당상이 자민당 총무회에서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헌법해석 최종 책임자는 총리라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선거에서 이기면 헌법을 확대해석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날을 세웠다.
2012년 12월 집권 후 참의원 선거 압승에 이어 도쿄도지사 보궐선거 승리 등 일방적 독주 체제를 굳히던 아베 총리에 대한 당내 반발 움직임은 이례적인 것으로 아베 총리가 ‘너무 나갔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베 총리 혼자만의 ‘원맨 쇼’가 계속되면서 자민당 구성원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다만 자민당 내 반발 움직임은 아베 정권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 여름으로 예상되는 개각과 당 요직 인사를 앞두고 비판론자들의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은 올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한 뒤 나타날 경기양상과 이후 정권 지지율 변화 등에 따라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일본의 도발행위’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를 강력 비판했다. 잭슨 디엘 부편집인은 칼럼에서 “아베 총리가 지난 몇 개월간 정치적 목적에 따라 극단적인 국수주의로 방향을 틀면서 중국과 한국에서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을 방문한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도 일·미 의원연맹 회장인 나카소네 히로후미 전 외무상과 만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중국을 이롭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