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in & out] 자메이카 봅슬레이 ‘감동의 꼴찌’… “평창서 만나요”

입력 2014-02-19 01:36

자메이카 봅슬레이팀 꼴찌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좌충우돌 올림픽 도전이 끝났다. 윈스턴 와트(47)·마빈 딕슨(29)은 17일(현지시간) 열린 봅슬레이 남자 2인승 3차 레이스에서 58초17을 기록했다. 1∼3차 합계기록이 2분55초40으로 30개 팀 가운데 29위에 그쳐 4차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다. 세르비아 대표팀이 기권했기 때문에 사실상 꼴찌다.

와트는 “원하는 성적은 얻지 못했지만 우리가 이번 대회 열기에 불을 붙였다”고 활짝 웃었다. 딕슨은 “평창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자메이카는 1988년 캘거리 대회 때 육상선수들로 봅슬레이 팀을 꾸려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비행기 표와 장비 살 돈을 겨우 구하고, 소치에 도착해선 썰매가 행방불명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러시아 메달은 ‘용병’ 덕?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전 중인 러시아가 용병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러시아는 17일 기준 금5·은7·동6개로 종합순위 2위인데 금메달 5개 중 3개가 귀화 선수들이 따낸 것이다.

피겨 스케이팅 페어와 팀에서 우승한 타티야나 볼로소자르(여)는 2010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국적을 바꿨다. 2011년 러시아로 국적을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는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우승해 러시아에 첫 쇼트트랙 메달을 안겼다. 안현수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한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도 2006년 우크라이나에서 귀화했다. AFP통신은 귀화 선수들을 프랑스 외인부대 ‘레종 에트랑제(Legion Etrangere)’에 빗댔다. 러시아 소비에트스카이 스포츠는 “우리 선수는 다들 어디 갔느냐”면서 “승리를 정말로 기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시베리아를 발로 건넌 사람들

소치올림픽을 자축하기 위해 시베리아 3700㎞를 달린 사람들이 있었다. 시베리아주 옴스크에서 소치까지 마라톤을 펼친 조깅·겨울수영 동호회 회원 20명이 주인공이다.

이타르타스통신은 이들이 자국의 첫 동계올림픽을 축하하고 흑해에서 수영도 즐길 겸 이 행사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옴스크를 출발한 참가자들이 한 명씩 교대로 뛰면서 소치에 도착하기까지 2주가 넘게 걸렸다. 한 사람이 하루에 달린 거리는 15∼17㎞에 달한다. 몇몇 참가자들은 동호회 전통에 따라 반바지를 입고 야구모자만 쓴 채 달렸다고 한다. 이들은 개막식 전날인 6일 소치에 도착해 4일간 흑해에서 수영을 하고 옴스크로 돌아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