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은 그만… KBS 2TV 주말극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
입력 2014-02-19 01:31
KBS 2TV 주말연속극 ‘왕가네 식구들’이 47.3%의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로 종영했다.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은 이 드라마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평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왕가네 식구들’은 ‘수상한 삼형제’ ‘소문난 칠공주’ 등으로 ‘막장 전문 작가’라는 별명까지 붙은 문영남 작가의 작품이다. 터무니없는 설정,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명의 아내가 사이좋게 교류하는 억지 캐릭터, 30년 후까지 망라하는 엔딩 장면 등은 숱한 논란을 남겼다.
이같은 ‘왕가네 식구들’의 ‘막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KBS 2TV가 선택한 작품이 ‘참 좋은 시절’이다. 2012년 방영된 정통 멜로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김진원 감독과 이경희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가난한 소년이었던 남자가 15년 뒤 검사가 되어 고향에 돌아와 옛 사랑과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 ‘참 좋은 시절’은 연출진의 장기인 멜로보다는 가족드라마를 표방한다.
김 감독은 ‘막장’과는 거리가 멀다. ‘백만송이 장미’ ‘로맨스 타운’ 등의 미니시리즈와 많은 단막극 경력에서 쌓인 감성적인 연출이 강점이다. 새로 시작된 주말극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18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에서도 관심은 ‘막장’ 여부에 쏠렸다. 김 감독은 “높은 시청률뿐만 아니라 막장으로 논란이 된 작품의 후속작이라는 점에 부담감은 없나”라는 질문에 “부담은 당연히 있다”며 “다만 작품의 줄거리가 드러나거나 인물을 표현하는 자리에서 ‘왕가네 식구들’과 ‘참 좋은 시절’은 전혀 다른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치자면 ‘왕가네 식구들’은 기록을 남기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참 좋은 시절’은 소소한 목적이나 의미를 전하는 데 중점을 두는 피겨스케이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참 좋은 시절’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SBS 드라마 ‘신의’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배우 김희선은 공주같이 자랐지만 가세가 기울며 악바리로 변하는 여자 차해원을 연기한다. 김희선은 “사투리까지 해야 하니 긴장되지만 좋은 연기를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배우 이서진은 검사가 되는 주인공 강동석 역을 맡았으며, 아이돌 그룹 2PM의 옥택연이 두 쌍둥이의 아빠 역할로 낙점됐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