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정국 맞물려 테러 극성… 당분간 성지순례·선교 자제 해야”
입력 2014-02-19 02:32
중동 선교전문가들이 말하는 ‘이집트 테러’ 배경·전망
중동선교 전문가들은 이집트 폭탄테러 사건을 ‘불안한 정국 속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저지른 야만적 사건’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이 지역 성지순례 및 선교활동은 당분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공요셉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은 18일 이번 테러는 무바라크 독재정권 몰락 후 복잡해진 이집트 정권교체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공 소장은 “이집트 정부는 지난 2∼3년간 시나이 반도에서 정부군과 경찰을 공격한 무슬림 테러범들을 소탕하려 했으나 국경의 산악지대여서 치안 확보에 실패했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이집트 치안이 극도로 나빠져 무장그룹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도 한국 관광객들이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테러는 알시시 국방장관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의 의도는 이집트 국가경제에 타격을 주고 현 정부가 신임을 잃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희석 총신대 교수는 이집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집트 경찰은 시나이반도의 위험지역에서는 호위를 해 주지만 사고가 난 곳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국경으로 호위가 필요 없는 안전지대였다”면서 “피해자들이 위험한 지역을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녔다는 지적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비난은 관광객을 테러의 대상으로 삼은 테러집단, 관광객을 보호치 못한 이집트 정부를 향해야 한다”면서 “다만 당분간 교계는 시나이 반도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훈태 백석대 교수도 “시나이반도는 알 카에다와 연계된 자생적 테러단체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서 “현 이집트 정부가 안정될 때까지 성지순례나 선교활동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