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안에된장’ 공동대표 이순규씨 “건강 생각한다면 탈지대두 든 장은 피하세요”

입력 2014-02-19 01:35


“남편 입맛 덕분에 우리 된장과 사랑에 빠진 ‘된장녀(아이디)’입니다. 호호….”

‘뜰안에된장’ 공동대표 이순규(55·사진)씨가 된장 담그기에 나선 건 ‘쩜장’만 먹는 남편의 까다로운 식성 때문이란다. 쩜장은 이씨의 시어머니가 만든 된장으로, 메줏가루에 물만 부어 사흘간 발효시킨 뒤 보리밥과 고추씨 기름, 천일염을 넣어 숙성시킨 것이다. 간장을 가르지 않아 시커멓지만 달콤한 맛이 혀끝에 감돈다. 시어머니에게 쩜장의 비법을 전수받은 그는 공기 좋은 곳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서울을 떠나 경기도 남양주에 자리를 잡은 이듬해인 2006년부터 쩜장 담그기에 나섰다.

“처음 콩 2말을 담갔는데 맛이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5말, 1가마로 양을 늘려나갔지요.”

맛있게 숙성된 쩜장을 주위 친지들에게 나눠 주자 입소문이 나면서 “살 수 없느냐”는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쩜장을 알리고 싶은 욕심은 컸지만 입으로 전수받은 터여서 정확한 레시피가 없었다. 대량생산할 수 있는 레시피를 완성한 2011년부터 판매에 나섰다. ‘뜰안에된장’의 또 다른 대표상품인 보리 간장은 이씨가 개발했다.

“쩜장에 도는 물기를 살짝 찍어 맛보니 달콤한 게 꼭 왜간장처럼 감칠맛이 돌았어요. 그래서 간장 담글 때도 보리밥을 넣어봤지요.”

결과는 대성공. 이씨의 ‘청출어람 솜씨’는 이씨의 남편도 인정했다. 이씨는 사업 시작과 함께 우리 장류를 알리기 위해 매달 둘째 주 수요일과 토요일 ‘몸에 좋은 장 교육’을 하고 있다. 참가비(2만5000원)를 받지만 맛있는 점심 식사에 선물까지 듬뿍 안겨준다. 인근 초등학교에서 요청하면 열일 제치고 직접 교육에 나선다. 그는 “주부들이 관심을 가져야 전통장과 된장이 우리 밥상에 오르겠다”는 생각에 ‘친정엄마 프로젝트’도 이번에 시작했다.

“서울에서 미곡 도매상을 크게 해서 돈을 꽤 많이 벌었어요. 그 노후 자금이 다 저 독 속에 들어 있네요.”

‘뜰안에된장’ 앞마당에 도열해 있는 1500여개의 독을 가리키며 이씨는 다시 호호 웃는다. 된장, 간장, 청국장 모두 2011년 전통식품인증을 받았다. 2012년 경기도 예비 사회적 기업이 됐고, 2013년 농식품 파워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대량생산 및 판매가 어렵다 보니 아직도 이익이 나지는 않는단다.

“우리 전통 간장과 된장은 콩, 소금, 물만으로 만듭니다. 물론 우리는 보리도 넣지만요. 간장이나 된장을 살 때는 꼭 성분 표시를 확인하세요.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탈지대두가 들어 있는 장은 피하셔야 합니다.”

남양주=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