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버스 폭탄 테러] 이슬람 무장단체 “버스 폭탄 테러 우리가 했다”
입력 2014-02-18 03:53
이슬람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ABM)’가 16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 반도 타바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버스 테러 사건을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시나이 반도는 성지순례객이 주로 찾는 지역인 만큼 이번 테러가 기독교인을 겨냥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BM은 테러 다음날인 17일 트위터를 통해 타바 관광버스 테러를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며 이집트 지도자와 경제, 관광, 가스 산업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알카에다 추종 단체로 알려진 ABM은 그동안 이집트에서 벌어진 여러 테러 공격의 배후로 자처해 왔다.
이집트 경찰은 공격 당시 CCTV 분석 결과 자살 폭탄 테러범이 관광버스에 올라 출입문 근처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목격자들로부터는 20대로 보이는 남성 1명의 소행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대응반을 급파하고 시나이 반도에 대해 여행금지 전 단계인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주이집트 대사관에서 영사와 행정원 각 2명, 주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공사·영사·행정원 각 1명 등을 현장에 파견됐다. 서울에서는 외교부와 경찰청, 국가정보원 관계자 등 4명으로 구성된 합동대응반이 이집트로 날아갔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우리 국민 탑승 관광버스에 대한 폭탄 테러에 대해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나빌 파흐미 이집트 외무장관에게 전화해 사고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한국인 사망자는 충북 진천중앙교회 신도 김홍열(64·여)씨와 현지 가이드 겸 블루스카이여행사 사장 제진수(56)씨, 한국에서 동행한 가이드 김진규(35)씨다. 나머지 1명은 이집트인 운전사다.
테러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한국인은 성지순례에 나선 진천중앙교회 신도 31명(남자 11명, 여자 20명)과 가이드 2명이다. 이집트인은 운전사 외에 가이드 1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인 부상자 중 14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대부분 무릎 아래에 파편이 박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상을 입었지만 모두 의식이 있고 위독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외교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나머지 한국인 16명은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부상한 가족을 돌보러 병원에 따라간 1명을 제외한 15명은 귀국을 위해 이스라엘로 넘어갔다. 이들은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18일 오후 1시4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강창욱 모규엽 이도경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