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악 성매매·마약·도박 소탕”
입력 2014-02-18 01:31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전국적인 ‘3대악(惡)’ 소탕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성매매, 도박, 마약을 3대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 공안부는 16일 홈페이지에 올린 지시를 통해 “3대악을 전국적으로 일제히 단속하라”고 밝혔다. 공안부는 “범법자가 누구든, 어떤 공무원이 관련됐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라”고 강조했다.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시 주석이 그동안 부패 추방을 ‘제1 개혁과제’로 추진해온 데 이어 3대악 척결을 ‘제2 개혁과제’로 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성매매, 도박, 마약을 ‘황두두(黃賭毒)’라고 부르면서 “이번 공안부 지시가 있기 전에 일부 지방에서 3대악 소탕에 나섰다”며 “이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미 조율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가 둥관(東莞)시에 이어 광둥성 전체에서 성매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둥관발 성매매 척결’이 전국적인 3대악 소탕으로 이어지게 됐다. 무엇보다 일부 네티즌이 광둥성 성매매 단속에 대해 반대 입장을 웨이보에 올리는 등 비판적인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3대악 척결 캠페인이 시작돼 주목된다.
공안부는 홈페이지에서 “성매매, 도박, 마약을 철저히 단속함으로써 군중이 안정감을 느끼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3대악 소탕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자기 임의대로 함으로써 군중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히 처리하라”고 밝혔다. 3대악 소탕을 소홀히 한 경찰관과 3대악을 비호한 관리들은 엄중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9개 성과 16개 도시에서 이미 3대악 소탕작전이 시작됐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7일 전했다. 3대악 척결에 착수한 곳은 광둥성을 포함해 쓰촨(四川), 헤이룽장(黑龍江), 후난(湖南), 장쑤(江蘇), 산둥(山東), 광시(廣西), 간쑤(甘肅), 저장(浙江)성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경찰이 유흥주점, 여관, 호텔 등 성매매 등이 의심되는 업소에 대해 현장 단속을 벌여 도시별로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위법 행위자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행정구류 처분을 내리거나 형사처벌 절차를 밟고 있다.
충칭대 법대 천중린 학장은 “정부가 성매매, 도박, 마약 추방에 나선 것은 고질적인 사회병리 현상을 뿌리 뽑으려는 것”이라며 “상당수 도시에서는 경제성장이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안부는 또 광둥성에 대해 매춘산업을 비호한 혐의 등으로 면직한 공무원들에 대해 행정처분에 이어 엄중하게 법적 처벌을 하라고 주문했다.
둥관시에서는 성매매 일제단속 과정에서 옌샤오캉(嚴小康) 둥관(東莞)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이 면직된 것을 비롯해 둥관진(鎭) 당서기, 공안분국장, 파출소장, 경찰관 등 간부 10여명이 무더기로 해임 등 징계 조치를 당했다.
둥관시 후먼(虎門), 펑강(鳳崗), 허우제(厚街), 황장(黃江) 등 4개 진 당서기는 그동안 매춘 문제에 엄정 대처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는 공개 사과문을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