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버스 폭탄 테러] 테러 소행 자처한 ABM은… 내무장관 암살 시도 등 과도정부 공격 주력
입력 2014-02-18 02:33
이집트 버스 테러 사건을 자신들 소행이라고 밝힌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ABM)’는 내무장관 암살 시도, 경찰청사 폭탄 테러 등 과감한 테러 사건의 배후로 자처한 이슬람 무장단체다. 당초 이스라엘 공격에 주력했지만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된 뒤로는 과도정부 공격에 집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어로 ‘성지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뜻인 이 단체는 2011년 초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한 직후 시나이 반도를 거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설명했다.
이들이 존재감을 드러낸 건 2012년 7월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자신들이 폭파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이어 이스라엘 남부 휴양지에 대한 로켓 공격과 이스라엘 국경수비대 공격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무르시 정권이 무너지고 과도정부가 들어선 뒤부터 이들의 공격 대상은 정부 주요 인사와 군경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9월 수도 카이로에서 벌어진 무함마드 이브라힘 내무장관 암살 시도, 이집트 시민혁명 3주년이었던 지난달 24일 발생한 경찰청사 폭탄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이 단체가 무르시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이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연계돼 있다고 본다. 최근 결성된 ‘비폭력 무슬림형제단’은 ABM을 무슬림형제단의 군사조직으로 파악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은 공식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타바 버스 테러 사건으로 살해된 한국인들을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라고 표현하면서 테러 성공을 경축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번 테러는 아직까지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기보다는 이집트 군부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간인 테러는 군경에 대한 공격보다 쉽고 선전 효과도 크다. 소위 ‘소프트 타깃’(손쉬운 대상)인 셈이다. 특히 외국인이 죽거나 다치면 피해 규모가 작더라도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국가 신뢰도는 떨어지고 정부가 치안 실패에 대한 부담을 떠안는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테러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거나 종교적인 문제 때문에 저질러진 것이라기보다 임시정부 측에 반감을 품은 세력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창욱 이도경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