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경기만큼 치열한 소치 중계 전쟁… SBS, 안현수 아버지 밀착 봉쇄도

입력 2014-02-17 17:38


[친절한 쿡기자]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 세계인의 눈이 쏠리고 있습니다. 덩달아 눈과 얼음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접전 못지않게 안방극장의 총성 없는 ‘중계 전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상파 3사는 스타 캐스터로 시청자들을 유혹합니다. KBS는 스피드스케이팅에 방송인 강호동(44)을, MBC는 김성주(42) 전 아나운서를 각각 캐스터로 기용해 시청자의 눈길을 잡았습니다. SBS는 김관규(47) 전 국가대표 감독을 해설위원으로 세워 전문성을 강화했고요. 쇼트트랙에선 KBS의 김동성(34), SBS의 안상미(35), MBC의 김소희(38) 전 선수가 생생한 경기장 뒷얘기로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지난 11일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25) 선수의 500m 경기는 1·2차 시기에서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 31.6%, 21.9%를 기록한 MBC가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지난 13일 대한민국에 ‘감동의 동메달’을 안겨준 쇼트트랙 박승희(22) 선수의 경기는 SBS가 17.0%로 KBS의 13.9%를 훌쩍 넘어섰고요. 15일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29) 선수의 금메달 경기(남자 1000m)에선 SBS가 21.7%, MBC가 19.6%로 집계됐습니다.

방송 3사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현지 국제방송센터(IBC)에 스튜디오를 꾸려 경기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는데요. SBS의 경우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단독 카메라를 설치해 우리 선수들을 취재하고, 함께 소치로 간 빅토르 안 선수의 아버지 안기원(57)씨를 밀착 봉쇄(?)하는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부터 아직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24년 하계 올림픽까지 모든 중계권을 확보한 SBS는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타 방송사와 공동 중계하고 있습니다. SBS는 약 300억원대로 구입한 소치올림픽 중계권을 다른 방송사에 나눠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올림픽과 비교해 소치올림픽의 중계는 풍성해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시청률이 보장된 경기만을 중복 중계해 ‘전파 낭비’ 지적을 받았던 방송사들이 ‘시청자들의 볼 권리’란 명목으로 룰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방송사들은 주요 경기를 2개 방송사가 생중계하고, 나머지 방송사가 비인기 종목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10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는 KBS와 SBS가, 11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는 KBS와 MBC가 중계에 나섰죠. 하지만 3사 중 어느 한 곳도 김연아(24)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 중계만은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20일과 21일 열리는 김 선수의 경기는 방송 3사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는 인터넷이란 새로운 경쟁자도 나타났습니다. 미국 야후는 소치에 전용 스튜디오를 꾸리고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중이고, 우리나라에선 네이버가 중계권을 가지고 경기 영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P통신이 17일 “소치 대회는 인터넷 시청자가 TV 시청자를 넘어서는 첫 번째 올림픽”이라는 예측까지 내놓은 만큼 ‘중계 전쟁’은 앞으로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