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의 반란-대구 ‘서구 맛빵’ 공장 만들어 제대로 일 낸다

입력 2014-02-18 01:33


“서구 맛빵을 전국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대형 프렌차이즈 제과점에 맞서기 위해 ‘서구 맛빵’을 개발한 대구서구맛빵협동조합 손노익(47) 대표는 17일 서구 맛빵 제조공장 설립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서구 맛빵 제조공장은 다음 달 중 대구 서구 달서로에 231㎡ 규모로 들어선다. ‘맛의 전당’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메종드샤베르’라는 이름을 붙인 이 공장은 생산 전용기기들이 있는 제조시설과 판매장으로 이뤄졌다.

서구 맛빵은 ‘동네 빵집들의 반란’으로 유명하다. 2010년 대형 제과점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손 대표 등 6명의 지역 빵집 사장들이 함께 연구를 시작해 2011년 5월 서구 맛빵을 개발했다. 열대지방에서 나는 식물 뿌리인 타피오카를 원료로 견과류 등 각종 천연재료를 넣어 만든 서구 맛빵 1호에 이어 고구마빵(2호), 수제 찹쌀떡(3호)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대형 제과점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었다.

서구 맛빵은 맛과 영양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한계도 있었다. 대구서구맛빵협동조합 소속 제과점 6곳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고 판매지역이 서구지역으로 한정돼 매출신장에 걸림돌이 됐다. 협동조합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공장 건립에 나섰고, 마침내 다음 달 문을 열게 됐다. 제조공장은 8시간 동안 서구 맛빵 5000여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6명의 베테랑 제빵사들이 하루 종일 생산할 수 있는 숫자다. 맛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제품의 질을 확보할 수 있다.

손 대표는 “생산량이 늘기 때문에 인터넷 판매 등을 통해 대구 전역은 물론 전국 판매도 가능해졌다”며 “서구 맛빵을 경주 황남빵, 천안 호두과자 못지않은 전국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