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건진 한 문장] 아바의 자녀

입력 2014-02-18 01:31

침묵이란 단순히 소음의 부재나 바깥세상과의 소통의 차단이 아니라 정지에 이르는 과정이다. 고요한 고독이 참 언어를 빚어낸다. 물리적 격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고독이란 홀로 한 분이신 그 분과 홀로 있는 것, 초월자이신 그분을 체험하며 자신이 사랑받는 자라는 정체감을 키워가는 것을 말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고는 타인을 깊이 알 수 없다. 침묵은 고독을 실체가 되게 한다. “침묵이란 고독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중략) 사랑받는 자로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하나님과 함께 있는 것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기독교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이다. 고요한 고독은 나만의 참된 언어를 가능케 한다. 나 자신이 사랑받는 자임을 느끼지 못하면 타인의 성스러움도 느낄 수 없다.

아바의 자녀(브레넌 매닝 지음, 복있는 사람) 75,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