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성지순례 관광객 참변… 극단주의 무장세력 소행 추정
입력 2014-02-17 03:31
한인들이 16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을 받고 사망한 이집트 타바 등 시나이반도 남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테러가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2000년대 들어 이슬람 무장단체가 무차별 테러 공격을 감행하면서 무수한 인명이 희생됐다.
릐시나이반도서 관광객 테러 빈발=시나이반도 남부 해안 지역은 홍해 휴양지라는 특성 탓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스라엘-이집트 국경 부근이어서 관광객 중에 이스라엘인이 많고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겸해 방문하는 외국인도 많다. 이번에 희생당한 한인들도 성지 순례를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테러가 발생한 타바에서는 2004년 10월 7월 밤 힐튼호텔과 남쪽 누웨이바 인근 캠핑지구에서 3차례 폭발이 잇달아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125명가량이 부상했다. 이때 사상한 관광객은 대부분 이스라엘인이었다. 당시 세계이슬람교도그룹(WIG)이라는 단체는 현지 AFP통신에 전화를 걸어 이슬람교도들이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서 숨지고 있는 데 대한 보복으로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이듬해 7월에는 샤름 엘-셰이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약 70명 사망하고 200여명이 다쳤다. 2006년 4월에는 타바 남쪽의 다합 중심가의 식당과 슈퍼마켓, 카페 등 3곳에서 폭탄 테러가 벌어져 최소 30명이 죽고 150명 이상 부상했다. 이때 다합에 머물고 있던 한국인은 40여명으로 이 중 50대 여성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들 테러를 벌인 것도 극단주의 이슬람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레반트 알카에다 지부는 2004년 10월 타바와 2005년 6월 샤름 엘-셰이크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었다.
릐이번 테러는 어떻게=피해자들은 시나이반도 중부에 있는 유적지 캐서린 사원을 둘러본 뒤 타바로 가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무장 세력이 버스를 겨냥해 마시일 공격을 가했거나 도로에 폭탄을 매설해 터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단주의 성향의 이슬람교도들이 벌인 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집트에서는 무르시가 재판에 넘겨진 뒤 지지 세력의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폭탄 테러로 숨진 한국인은 최소 4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20여명이 부상해 인근 샤름 엘셰이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한국인 관광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현지 언론은 3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하는 등 피해자 수가 일치하지 않았다. 이 버스에는 폭발 당시 한국인 관광객 33명이 탑승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이집트 여행사가 시나이반도 관광을 주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이집트 당국 등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상자 수가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