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서 버스 폭탄테러… 한국인 여행객 최소 4명 사망

입력 2014-02-17 03:31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16일(현지시간) 관광버스를 겨냥한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4명의 한국인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또 21명이 부상해 인근 샤름 엘셰이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시나이반도 중동부의 관광지인 타바 인근으로 이스라엘과의 국경에서 가까운 곳이다. 사고 버스에는 폭발 당시 한국인 관광객 33명이 탑승해 있었고, 사상자 대부분은 한국인 성지순례 관광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이날 시나이반도 중부에 있는 유적지 캐서린 수도원을 둘러보고 나서 타바로 향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무장 세력이 버스를 겨냥해 폭탄 공격을 가했거나 도로에 폭탄을 매설했다가 원격조정장치로 터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집트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이집트 여행사가 시나이반도 관광을 주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타바 지역은 외교부가 지난달 15일 재외국민의 안전을 위해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를 발령 중인 곳이다.

정부는 현지 우리 대사관을 통해 현장에 영사를 급파해 구체적인 사실 관계 파악에 착수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또 사고 직후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대사관이 이집트 당국과 연락하면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폭탄 테러라면 희생자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늘어날 수 있는 등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나이반도에서는 2012년 2월에도 한국인 관광객 3명이 현지 베두인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난 적이 있다.

모규엽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