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쇼크’ 男 노메달 女 노골드… 전통적 효자종목 무색
입력 2014-02-17 02:31
이대로 ‘노골드’에 머물 것인가.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쇼트트랙이 전체 8개 세부종목 중 5개 종목이 끝난 16일 현재(한국시간) 금메달 한 개도 따내지 못했다. 이제 남자 500m와 여자 1000m, 3000m 계주만 남았다.
1992년 알베르빌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쇼트트랙은 그동안 한국 선수단의 효자종목이었다. 지난 밴쿠버대회까지 금 19, 은 11, 동 7개로 모두 37개의 메달을 획득해 한국의 전체 메달(45개)의 82.2%를 차지하는 메달밭이었다. 밴쿠버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에서 금메달이 처음 나온 것을 감안하면 쇼트트랙이 한국 동계스포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여자 1500m에서 심석희(17·세화여고)가 은메달, 500m에서 박승희(22·화성시청)가 동메달을 따냈을 뿐 남자 1000m와 1500m, 남자 5000m 계주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특히 남자부의 부진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8)가 금 1, 동 1개를 딴 것과 극명하게 대조되면서 국내 쇼트트랙계 자중지란의 근원이 되고 있다. 남자부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노메달을 제외하면 매번 한 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냈다. 밴쿠버대회에서 여자팀이 노골드에 그쳤을 때도 이정수가 금 2개로 체면을 유지했다. 지난 대회까지 남자팀이 따낸 메달도 금 10, 은 7, 동 2개로 여자팀(금 9, 은 4, 동 5)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남자팀은 뚜렷한 에이스가 없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한 신다운(21·서울시청)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올 시즌 월드컵에서 부진을 거듭했다. 게다가 계주 기대주 노진규(22·한국체대)는 대회 직전 골절상을 당해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18일 열리는 500m 예선에 한국은 박세영(21·단국대), 이한빈(26·성남시청)이 출전해 명예회복에 나선다. 여자부도 같은 날 1000m와 3000m 계주에 에이스 심석희를 앞세워 2개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