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실습기업’이 만든 지방대의 기적… 군산대 국내 첫 도입, 글로벌 기업도 참여
입력 2014-02-17 02:31
취업률 60% 달성, 대학생 창업 아이템에 글로벌 기업이 투자 결정….
인문계 전공 학생들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군산대가 국내 최초로 실시한 ‘실습기업’ 프로그램이 ‘지방대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국민일보 2013년 9월 24일자 참조). 프로그램에 참여한 졸업예정자 60%가 일자리를 구했고, 창업을 준비 중인 한 학생은 글로벌 기업 인텔로부터 창업자금 투자와 멘토링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군산대는 참여 학생 45명을 선발해 한 학기 동안 기초교육을 한 뒤 1월 한 달간 본격적인 실무교육에 들어갔다. 1기 수료식을 마친 졸업예정자 10명 중 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전북 익산의 전자부품업체 ‘광전자’와 서울의 디자인·패션업체 ‘에이랜드’ 등에 취업했다.
철학과 3학년 강윤택(21)씨는 인텔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창업 아이템 프레젠테이션에서 호평받아 자금 및 기술 지원을 받게 됐다. 그는 ‘대학 신입생을 위한 저가 데스크톱 판매 사업’을 제안했다. 강씨의 제안은 미국 인텔 본사도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현재 구체적 투자 규모를 논의 중이다.
교육부도 실업계 고교를 비롯한 공교육 과정에 실습기업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최승복 진로교육정책과장은 “1∼2개월 검토를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직무능력 향상에 매우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군산대는 지난해 9월 교내에 ‘실습기업센터’를 설립하면서 국내 최초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금전과 상품 거래는 가상으로 이뤄지지만 업무 환경만큼은 실제 기업과 동일하다. 국제적으로 애플, 메르세데스-벤츠, 시티그룹, 마이크로소프트, 바디숍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멘토’로 참여한다.
실습기업을 도입한 군산대 정성은 인문대학장은 “대기업이 참여해 실제 기업과 동일하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처음엔 많은 부담을 느꼈다”며 “그러나 곧 물 만난 고기처럼 적응했고 체험을 통해 자신감이 높아진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Key Word-실습기업
◇(Practice Enterprise)=온·오프라인에 조성하는 가상 기업 환경. 금전·상품 거래는 가상으로 이뤄지지만 업무 환경은 실제 기업과 동일하다. 1992년 독일 직업개발원이 ‘유럽 실습기업 네트워크’ 구성을 제안하면서 처음 시작됐고 97년 호주가 참여해 ‘국제 실습기업 네트워크(International PEN)’로 발전했다. 현재 43개국에 7500여개 실습기업이 있다.
군산=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