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투병 여동생 위해 뛴 42세 노장… 스키점프 라지힐 銀 가사이 노리아키
입력 2014-02-17 01:39
병마와 싸우고 있는 여동생을 위해 날아오른 베테랑 스키점퍼의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일본 스키점프의 ‘살아있는 전설’ 가사이 노리아키(42)는 16일(한국시간)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스키점프 라지힐(K-125) 결선에서 277.4점을 얻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 릴레함메르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딴 뒤 무려 20년 만에 개인전에서 첫 메달을 거머쥔 것.
역대 최다인 7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가사이는 올림픽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가사이는 “내 또래의 다른 선수들은 은퇴를 생각할 것”이라며 “다음 올림픽 때는 46세, 그 다음에는 50세일 테지만 계속해서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키점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스키점프는 내 인생이니 평생 즐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 전에 어머니를 잃은 가사이는 “현재 여동생이 병으로 누워 있다”며 “동생이 내 메달 소식을 듣고 힘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사이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면 동계올림픽 사상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될 수 있었다. 15세나 많은 가사이를 제치고 금메달을 딴 카밀 스토흐(27·폴란드)는 “나로서는 15년 후에 해변에 누워 은퇴를 즐기고 싶은데, 가사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아직도 경기하는 게 대단하다”며 “그와 함께 경기하고 메달리스트로서 시상대에 함께 설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라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