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金’ 국내외 반응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가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해외에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국적을 바꾸는 스포츠 스타는 많지만 안현수처럼 종목 1인자가 조국에서 설 자리를 잃고 귀화를 선택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 기관지 RG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이유에 대해 “세계 챔피언 안현수는 다관왕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의해 은퇴를 강요당했다”며 “한국에서 쇼트트랙 우승자는 일종의 종교가 되지만 한번 패잔병이 되면 새 병사로 그 자리를 대체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2008년 무릎 부상을 당한 안현수는 패잔병 취급을 받았다”며 “안현수의 재활을 위해 금전적 지원이 필요했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안현수에게 은퇴를 권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남자 1500m 경기 직후 축전을 보내 “당신은 더욱 빠르고, 더욱 강하며, 더욱 뛰어난 기술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며 “당신을 신뢰한 러시아 팬의 강력한 응원도 당신의 승리에 기여했다”고 격려했다.
미국 언론도 분석에 열을 올렸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은 “안현수는 쇼트트랙에서 농구의 마이클 조던만큼 존경받는 선수”라며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것은 조던이 미국 대표팀과 불화를 겪은 끝에 쿠바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57)씨는 국내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수를 버린 사람 덕분에 현수가 잘됐으니 이제 오히려 감사하다”며 “이제는 원망이 사라지고 다 용서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빙상연맹 일부 인사들과 대립각을 세워 온 안씨는 “연맹이 한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는 게 문제이고, 대통령께서도 나서서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한 만큼 민주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연맹 회장님께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고쳐주셨으면 한다”며 “다시는 안현수 같은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변화해 선수들이 편히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소치올림픽] 푸틴 “경쟁자들 압도” 축전 보내 격려, 美 언론 “조던이 쿠바 대표로 출전한 꼴”
입력 2014-02-17 02:31 수정 2014-02-17 1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