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세계2위 조선사로 우뚝… 현대重은 세계1위 유지

입력 2014-02-17 01:33

상선 수주 회복세가 국내 조선사의 수주 잔량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국제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사 수주 잔량이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삼성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수주 후 남아 있는 일감을 보여주는 수주잔량은 조선사 규모를 정하는 기준이다. 통상 조선 빅3의 수주 잔량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순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의 표준화물선환산톤수(CGT) 기준 수주 잔량은 597만7000t으로 삼성중공업(590만2000t)을 앞섰다. 같은 해 12월에는 대우조선해양(693만t)과 삼성중공업(583만3000t)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 순위 변화는 늘어난 상선 발주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상대적으로 선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상선 수주량은 2012년 9척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3척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컨테이너선의 경우 2012년 실적이 없다가 지난해 19척을 수주했다.

2012년 수주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한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상선 수주를 크게 늘리며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드릴십 등 시추설비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비교 우위가 있는 삼성중공업은 상선 수주 경쟁에서 저조하면서 수주 잔량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이나 해양구조물 설치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데다 수주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 시추설비 발주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삼성중공업에는 불리한 요소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