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황 악화 막기, 中이 역할해 달라” 시진핑 만난 케리 주문
입력 2014-02-15 03:21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북한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으로선 할 수 있는 일은 충분히 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관측됐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책임감 있는 대국으로서 이미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특히 현재로서는 한반도 국면을 지속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기 위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케리 장관의 주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식을 밝힌 것으로 풀이됐다.
화 대변인은 또 “며칠 전 중국 외교부 아주사(司·국에 해당) 관료가 북한을 방문해 조선(북한)주재 중국대사관에서 북한 외무성 유관 부문과 접촉했다”며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케리 장관은 시 주석과의 회동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멀지 않은 시기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는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회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케리 장관은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과의 회동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대북 압박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 미·중 현안과 중·일 갈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추가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나 중국 측은 이에 대해 이견을 보인 것으로 관측됐다.
중·일 간 과거사 갈등과 관련, 케리 장관이 일본과의 관계개선 노력을 주문한 데 대해 중국 측은 일본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