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로열패밀리] ‘하늘 아래 두 태양은 없다’ 남성들은 대부분 방랑생활
입력 2014-02-15 01:34
북한 로열패밀리 남성들도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순탄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1인 절대권력이 지배하는 북한에서 하늘 아래 태양은 두 개일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되지 못한 남성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형 김정철을 제외하곤 모두 ‘곁가지’로 분류돼 방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일성 주석의 친동생인 김영주는 조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후계구도 싸움에서 밀려 1975년 숙청됐다. 김 위원장은 그를 죽이지 않는 대신 철저히 권력에서 소외시켰다. 김영주는 1993년 복권됐지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 등 실권은 전혀 가지지 못한 채 조용하게 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 김평일은 한때 후계자 경쟁에서 형보다 우위에 있기도 한 인물이었다. 김 위원장이 당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었던 반면 김평일은 권력유지의 핵심인 군의 주요 직책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후계구도에서 밀려나면서 북한 땅을 떠나야 했다. 그는 1979년부터 현재까지 동구권을 전전하며 떠돌이 인생을 살고 있다. 현재는 주폴란드 대사로 있다.
김 제1비서의 이복형이자 김 주석의 장손인 김정남도 한때 후계자 자리가 유력했지만 아버지 김 위원장의 눈 밖에 나면서 마카오와 싱가포르 등을 전전하고 있다. 김정남은 2010년 10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대 세습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북한에서도 요주의 인물이다. 특히 자신의 뒤를 든든히 받쳐줬던 고모부 장성택이 지난해 말 전격 처형된 후 살해 위협 속에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들 김한솔도 파리 정치대학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성택 처형 후 행방이 묘연하다.
이에 반해 김 제1비서의 친형 김정철은 비교적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정철은 북한 파워엘리트 자제들의 비공식 조직인 봉화조 수장으로 김 제1비서의 근위대장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