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세계적 팝아트 작가 줄리안 오피 “서울 사람들 액서서리 많고 옷 잘 입어 놀라”
입력 2014-02-14 01:33
사람들이 경쾌하게 걸어가는 그림이나 영상 작품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줄리안 오피(56)가 한국에 왔다. 이번이 두 번째 내한으로 다음달 23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기 위해서다. 2009년 이후 5년 만에 갖는 국내 전시에서는 한국인들을 소재로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13일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전시에는 작가의 이야기, 서술, 연구적 측면이 포함돼 있다. 나의 활동, 작품의 흐름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해 보내온 사진 3000여 장 가운데 작가가 “인물의 어떤 한순간이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 작업했다.
“신사동이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지만 처음에 사진을 받아 보고 다들 옷을 매우 잘 입어서 놀랐어요. 각각의 캐릭터가 독특한 차림새여서 마치 비주얼 룩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라도 하는 느낌이었죠. 패션은 다양했지만 모두가 휴대폰을 들고 있다는 공통점도 발견했어요.”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골드스미스 컬리지에서 공부할 때 영국 작가 패트릭 콜필드(1936∼2005)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73)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세 가지 연작을 선보인다. 벽면과 바닥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작품들은 오피가 가장 흥미롭게 여기는 인물들의 에너지와 움직임으로 채워졌다. 서울의 보행자들을 다룬 새로운 회화 연작을 중심으로 이뤄진 전시다. 거리와 시장의 군중을 몇몇 그룹으로 표현한 연작들은 쇼핑객들과 바쁜 행인들의 모습을 소재로 했다. 런던의 보행자를 담은 LED 애니메이션 연작도 선보인다.
그는 “런던은 색채가 없고 그림자가 많아 그런 이미지로 작업했는데, 서울은 그림자를 없애고 액세서리를 강조했다. 좀 더 사실적이고 복잡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