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기 원내대표 연고 보면 전대 ‘판세’ 짐작할 수 있다?
입력 2014-02-14 01:31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의 출신 지역이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와 원내대표를 같은 지역 출신으로 뽑지 않는 ‘불문율’ 때문이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은 5월에 먼저 열리고 전대는 6·4지방선거 이후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대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들은 새 원내대표와 출신 지역이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지려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당규로 명시된 사항은 아니지만 특정 지역이 ‘투톱’을 독식하는 것에 반발해 견제심리가 작동한다는 얘기다.
실제 새누리당 내에서는 대표와 원내대표 중 한 자리를 영남권이 차지하고 다른 한 자리를 비영남권에 몰아주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인천이 지역구인 황우여 대표 체제에서 나온 원내대표들도 이한구·최경환 의원 등 대구·경북(TK) 출신이다.
차기 당권주자 가운데 서청원 의원은 충청과 경기, 김무성 의원은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충청,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 출신이다.
충청 역할론을 등에 업고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완구 의원이 당선될 경우 서 의원이 당권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논리로 유기준(부산) 또는 정갑윤(울산) 의원이 원내대표 자리에 오를 경우에는 김 의원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 의원이 지난 9일 돌연 울산시장 출마 의사를 접자 당 안팎에서는 ‘김무성 견제카드’로 보는 시각도 있었을 정도였다. 마산의 이주영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원내대표 후보군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됐다.
수원의 남경필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서 의원이 고향은 충청이지만 경기를 지역구로 두고 있어서다. 이 경우 서 의원은 충청의 정체성을 강하게 내세울 것으로 추측된다. 아직 당권을 향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김 지사도 남 의원과는 좋지 않은 조합으로 분석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