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대모’ 美 인권운동가 수잰 숄티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답다는 칭찬 자랑스러워”
입력 2014-02-14 02:31
“제가 중국·라오스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를 위해 시위를 하고 체포될 각오가 돼 있다고 하자 누가 그러더군요. 의원이 되면 체포되기는커녕 중국·라오스 등이 제 말을 들을 것이라고. 연방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중요한 이유가 북한 등의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탈북자의 대모’로 불리는 미국의 인권운동가 수잰 숄티(55) 북한자유연합 및 디펜스포럼 대표가 미 하원의원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했다(국민일보 2월 3일자 2면 참조).
숄티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의 한식당에서 한국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11월 실시되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버지니아주 11선거구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한국인이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 사람답다’는 칭찬을 해줄 때 자랑스러움을 느꼈다”며 “한인 유권자들은 공화당이나 민주당 지지 성향을 떠나 나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회에 진출한다면 북한과 시리아, 중동 같은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하는 데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숄티 대표는 자신이 해외에서 열심히 싸워온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의 기본 원칙들이 미국 내에서 오히려 약화되고 있는 게 우려된다고도 했다. 선거 공약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저지, 버지니아 북부 중소기업 육성, 세제 개혁을 통한 연방정부 부채 감축 등을 내걸었다.
그는 아울러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비 감축으로 한국 등 동맹국과의 관계가 훼손되고 미국의 안보가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국방 예산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숄티 대표는 오는 5월 당내 경선을 거쳐 공화당 후보로 확정되면 민주당 소속인 제리 코널리 현 의원과 대결해야 한다. 코널리 의원도 하원 내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Korea Caucus) 공동의장을 맡는 등 한인 커뮤니티와 친분이 깊다. 따라서 두 사람의 대결이 벌어진다면 이 지역의 한인 표를 두 사람이 나눠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