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문학 활성화는 문화예술인 지원부터
입력 2014-02-14 01:38
올해 문화관광체육부의 업무보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인문학 활성화 정책과 문화예술인 지원방안이다. 인문정신문화과를 새로 만들고 예술인복지법에 근거해 형편이 어려운 문화예술인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한다는 것이 골자다. 프랑스와 같은 웬만한 문화선진국에서는 진작부터 시행돼 온 제도인데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압축 성장으로 우리는 경제적 부를 축적하는 데 성공했다. 수출이나 국민소득 규모로 보면 선진국 문턱에 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문·사·철로 대표되는 인문학 분야에서는 국력만큼 발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웃인 일본과 중국에 비교해 볼 때 우리는 아직 노벨 문학상 수상자조차 배출하지 못한 것이 단적인 방증이다.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인문학은 워낙 광범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긴 하지만 대개 중·고등학교 시절 고전문학부터 시작해 역사와 철학 등으로 넓혀가는 단계적 방식이 유력하다. 따라서 교육부 등 유관부처와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는 문화적 성찰이 있었으면 한다.
사실 인문학 육성은 우리 사회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모방하고 따라잡기만 하면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우리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뒤질 수밖에 없다. 우리 제품이 창의성에서 기대만큼 성과가 없어 성장이 둔화되는 것 아닌가. 우리가 확실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인문학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강국이 정부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문화예술인들의 고독한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호 원활한 이해와 협조로 서로 격려하고 이끌어 주며 시나브로 결실이 맺어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데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