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진지했지만 서로 관심사는 달라” 6년 만의 남북 고위급 접촉 비공개로 진행
입력 2014-02-13 03:32
남북은 12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접촉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남북 간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남북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마라톤 협의를 벌였으나 공동보도문 도출 없이 13일 0시10분 고위급 접촉을 마쳤다. 고위급 접촉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과 원동연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수석대표로 한 남북 고위급 접촉 대표단은 오전 10시5분부터 밤늦게까지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협의 등을 반복하며 각자 입장을 개진했다.
남북은 사전에 의제를 조율하지 않고 기본 입장을 상대방에게 설명하는 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진지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진행됐지만 상호 관심사가 달랐다”며 “각자의 관심사에 대해 설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우리 측은 우선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차질 없는 이행과 함께 상봉 행사 정례화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직접 설명하고,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비핵화 문제가 중요하다는 입장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남북 간 신뢰 구축을 위한 문화·체육 분야 교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에 대한 우리 입장도 설명했다.
반면 북측은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 등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이 내놓은 이른바 중대제안과 관련된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을 중단할 것과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 문제 등도 계속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 대표단은 오전 7시30분 판문점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환담했다. 김 1차장은 “새로운 한반도를 열고 기회를 탐구하는 열린 자세와 마음으로 임하고자 한다”며 “(의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합의대로 잘될 수 있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남혁상 모규엽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