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경질 6일 만에… 이주영 새 해수부 장관 전격 발탁
입력 2014-02-13 02:31
박근혜 대통령이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경질 6일 만인 12일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을 후임자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쉽고 빠르게’ 무사통과할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
법조인 출신의 이 내정자는 판사 경력을 마친 뒤 변호사 개업을 잠시 했지만 곧바로 정치계에 투신, 16·17·18·19대 연속 4선 의원으로 선출됐다. 판사 시절부터 공직자 재산등록을 해왔지만 특별한 하자가 없을 정도의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여의도 정치계에서도 이 내정자는 청렴하고 불편부당한 처신으로 여당은 물론 야당 인사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여야 의원들로 구성되는 인사청문회에서 동료 의원인 이 내정자에 대해 비교적 관대하게 검증 절차를 거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연쇄적인 ‘인사 참사’ 논란을 겪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선 자신이 잘 알면서도 철저히 검증된 인물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윤진숙 전 장관이 국민감정을 거스르는 ‘실언(失言)’으로 박근혜정부에 큰 상처를 줬다는 점에서 정무 감각을 갖춘 이 내정자를 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내정자가 범(汎)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됨에도 비교적 친박 색깔이 짙지 않다는 점, 판사 출신에 뛰어난 업무능력을 갖췄다는 점 등도 고려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내정자는 18대 국회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지난 대선에선 대선기획단장을 맡아 박 대통령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밖에 새누리당 내부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둘러싼 역학관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경선에서 최경환 현 원내대표의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마음) 바람’에 밀려 낙마했지만, 이 내정자는 이번에도 원내대표 출마를 강력 희망해왔고 지금까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이 내정자를 입각으로 배려하면서 친박 주류 인사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내정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에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수락했다”면서 “여수 기름 유출사고 수습이 가장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