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담화는 역사적 소명”… 여야 기립박수

입력 2014-02-13 01:34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 전 일본 총리는 12일 국회 강연에서 자신이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가 흔들릴 수 없는 일본의 입장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역사적 소명’ ‘개인 결정이 아니고 각의 결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1995년 담화 발표 당시에 대해 “만일 부결되면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담화가 부결된다면 총리를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분위기였다”며 “발표 후 일본 내 일부에서 매국노라는 비판까지 들었지만 누가 매국노인지 반문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에서는 대통령이 폴란드에 가서 무릎 꿇고 사죄했다”며 “그에 필적할 만큼 무라야마 담화는 용기를 가지고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특히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높이 평가하며 “양국 정치인들이 이 공동선언 정신에 입각해 협력하고, 과도한 언동을 자제해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에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동해안 폭설 피해가 크다고 들었다. 진심으로 위로 말씀 드린다”며 피해 상황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연에는 이번 방한을 주도한 정의당 천호선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무라야마 전 총리의 강연을 경청하며 강연 중간중간 박수를 쳤다. 강연이 끝나자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축사에서 “최근 일본 정부는 잇따른 강경 극우화 움직임 속에 과거의 반성을 뒤집고 있다”고 지적했고, 전 원내대표는 “잘못된 역사에 대한 합리화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일본 우경화와 관련해 “(과거) 전쟁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역사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큰 문제”라며 “침략전쟁, 식민지배를 함으로써 일본은 아시아에 커다란 고통을 주었고 해를 끼쳤고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이런 것에 대해 지금의 일본 젊은이들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